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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집에서 원두를 로스팅해보자: 인도 하랑갈 로부스타 홈로스팅 첫 도전기

by 달해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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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은 원두
볶은 원두

 

안녕하세요 달해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도 하랑갈 로부스타 원두를 가지고 홈로스팅을 처음으로 도전해 본 경험을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집에서 원두를 로스팅해보는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커피를 참 좋아해서 지금까지 커피 관련 여러 포스팅을 남겼었는데, 드디어 로스팅에도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이전 글들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2023.01.27 - [제품리뷰] - '플랜잇 핸드프레소'로 가정에서 간편하게 아메리카노 즐기기

2024.01.03 - [제품리뷰] - 기념일, 집들이 선물 추천: 미코노스 원두 선물세트

2024.01.13 - [제품리뷰/알리익스프레스] - HiBREW H4A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캡슐커피 겸용)

 

 

집에서 원두를 로스팅해 보자: 인도 하랑갈 로부스타 홈로스팅 첫 도전기

1. 생두

  • 구매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페 뮤제오'에서 구매하였습니다.
    - 생두 종류는 인도 하랄갈 파인 로부스타
    - 500g에 4,900원 + 배송비 별도

카페 뮤제오의 인도 하랑갈 파인 로부스타

첫 도전이니만큼 너무 비싸지 않은 저렴한 원두로 구매하였습니다.
상세 설명에는 바디감과 발란스가 좋고, 특히 후미가 풍부한 원두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추천하는 로스팅 정도는 미디엄~다크로스팅입니다.

 

 

  • 품질

카페 뮤제오의 인도 하랑갈 파인 로부스타 생두카페 뮤제오의 인도 하랑갈 파인 로부스타 생두
카페 뮤제오의 인도 하랑갈 파인 로부스타 생두

꺼내어본 생두는 알알이 균일하고, 상처 난 생두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로스팅 전에 질이 안 좋은 원두를 미리 한번 솎아내는 것을 '핸드픽'이라고 합니다.
카페 뮤제오의 원두는 핸드픽이 잘 된 제품인지 결점두가 거의 없고, 품질이 균일하게 좋았습니다.
굳이 한번 더 솎아낼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하였습니다.

 

 

2. 로스팅

  • 수분 날리기

냄비에 생두를 넣고 수분을 날려주는 과정냄비에 생두를 넣고 수분을 날려주는 과정
생두에 수분을 날려준다.

본격적인 로스팅을 시작합니다.
저는 첫 시도이니만큼 우선 시행착오를 겪어보자는 생각으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볶아보았습니다.

우선 자주 사용하지 않는 스테인리스 냄비를 사용하였습니다. (음식냄새가 최대한 나지 않는)
로스팅 중에 원두의 속껍질(채프)이 많이 날린다고 하여,
조금 깊이가 있으면서 한 손으로 들고 흔들기 좋은 편수냄비로 사용하였습니다.

 

전문적인 로스팅 기계를 사용하는 경우 미리 200도 이상으로 예열을 한 후에 생두를 넣는다고 합니다.
저는 약불에 올려 바로 생두를 투하하였습니다.
(다음번 시도에는 센 불에서 예열 후에 투하하여 비교해 볼 생각입니다.)
생두는 기본적으로 10% 내외의 수분함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 수분을 먼저 날려줘야 합니다.

  • 로스팅

원두 로스팅 중원두 로스팅 중
원두 로스팅 중

수분이 날아간 원두는 원두 자체의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내부의 단백질과 지방질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변화로 인해 원두의 색이 갈변하며, 향과 맛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로스팅을 진행하다 보면 생두를 감싸고 있던 속껍질이 벗겨져 나오는데, 이를 채프라고 합니다.
로스팅 후에 채프가 남아있을 경우 커피 맛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볶아서 생두와 분리시켜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높은 온도로 로스팅하는 경우 채프가 자연스럽게 타서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로스팅 완료, 잔여 채프 제거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로스팅이 완료된 원두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

로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원두의 색이 전문 로스팅기계를 이용해 볶은 것보다 균일도가 많이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온도 조절이나 휘젓는 방법 등을 바꿔가며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채에 받쳐 원두 온도를 식혀주는중
채에 받쳐 원두 온도를 식혀주는중

 

로스팅을 마친 원두는 빠르게 온도를 식혀줘야 원두가 의도치 않게 더 로스팅되는것을 막아줍니다.
채에 원두를 받치고 이리저리 흔들어주는 동시에 미니선풍기로 바람을 날려줍니다.
선풍기 바람으로 채프는 날려주고 온도도 빠르게 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른 원두 색
로스팅 정도에 따른 원두 색_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로스팅 정도에 따른 원두의 색상 변화입니다.
제가 볶은 원두는 미디엄로스팅~풀시티로스팅의 구간에 분포하고 있는 듯합니다.
제가 볶은 원두는 커피 향이 솔솔 나거나 그러진 않고, 보리차를 볶는듯한 구수한 냄새가 났습니다.
한알 입에 넣고 씹어보면, 바삭한 식감과 볶은 콩을 씹는듯한 구수한 향이 납니다.

 

 

  • 원두 시음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핸드드립 추출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핸드드립 추출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핸드드립 추출

저녁에 잘 시간이라 아주 조금만 드립추출하여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그라인더로 갈아보니, 중간중간 한 번씩 탁탁 걸리는 게 완전히 다 안 볶아졌나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갈려진 원두를 보니 미처 벗겨지지 못한 채프가 같이 갈려져 나왔고, 색도 생각보다 더 연한 느낌이었습니다.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커피는 산미도 없고, 향도 적은 이도저도 아닌 맛이었습니다.
마치 커피 향을 첨가한 보리차를 마시는 느낌.

실패원인이 뭘까 생각해 보니 약불에서 오래 볶아, 원두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2차로 한번 더 센 불에 로스팅을 진행해보기로 하였습니다.

 

  • 2차 로스팅

1차 로스팅을 마친 원두 색쎈 불에 2차로 로스팅한 원두 색
쎈 불에 2차로 로스팅한 원두

이번에는 원두를 투입하기 전, 냄비를 쎈 불에 충분히 달궈주었습니다.
이미 한번 볶은 원두를 차갑게 식혀놓았기 때문에 온도는 가장 쎈불에 고정해 두고 빠르게 볶아내 보았습니다.
색이 조금 더 진하게 올라오고 원두 온도도 190도가량 올라왔을 때, 바로 불에서 내려 식혀주었습니다.

 

 

 

3. 완성된 원두 

2차로 볶은 원두
2차로 볶은 원두

2차로 볶은 원두는 풀씨티 로스팅에 가까운 색을 띠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표면에 기름성분이 묻어 나오는 게 보입니다.
이번에는 식힌 원두를 3일 정도 디게싱(원두의 가스를 빼는 과정) 한 후에 마셔보기로 하였습니다.

 

 

채프가 거의 섞이지 않은 원두
채프가 거의 섞이지 않은 원두

2차 로스팅을 마친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고 갈아보니, 그라인딩을 시작하자마자 향긋한 커피 향이 빠르게 퍼집니다.
갈아낸 원두를 봐도 전에 보이던 희끗한 채프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색도 조금 더 진한 원두가루가 되었습니다.

 

 

드립 추출 중, 원두의 가스 성분이 풍부하게 올라오는 모습드립 추출 중
드립 추출 중

처음 원두에 추출수를 적시고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생성된 가스로 원두가 볼록 부풀어 오릅니다.
로스팅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원두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가스가 빠져나가고 나면 물을 조금씩 부어 추출을 마무리해 줍니다.

 


너무 많은 가스가 생성될 경우, 물과 원두가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여 충분한 추출이 이뤄지지 못합니다.
막 볶은 원두가 무조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가스를 어느 정도 빼주면서, 숙성을 통해 거친 맛을 잡아주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3일 정도 가스를 빼주는 디게싱 시간을 주었습니다.
1주일이 넘어가면 보관상태에 따라 산패가 서서히 진행될 수 있으니,
신선하면서도 맛있는 원두를 맛보고 싶다면 추출한 뒤 3~7일 사이에 드시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원두종류나 배전도, 보관법 등에 따라 다르고,
몇 개월씩 장기 숙성을 거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 2차 시음

2차 로스팅을 마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2차 로스팅을 마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
2차 로스팅을 마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

2차로 로스팅을 마친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입니다.
원두 설명에 후미가 강하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한 모금 마시자마자 바로 느낌이 옵니다.
목 넘김 후에 은은하게 올라오는 아로마가 너무 좋았습니다.
직접 볶아서 심리적으로 더 맛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해 봐도 맛있는 원두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웠습니다.

총평

앞으로 로스팅을 조금씩 공부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도전할 생각조차 안 했었는데, 우연히 홈로스팅에 대한 글을 접하게 되면서 무작정 볶아본 것이 참 재밌기도 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좀 더 잘 볶아보고 싶다는 도전정신과 욕심이 들게 하는 취미입니다.
다음 로스팅 때는 좀 더 공부하여 도움 될만한 정보들도 드리고 완성도 있는 로스팅 후기도 들려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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